국내 치매 신약 개발: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의 경쟁력과 과제
전 세계 치매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미국 FDA가 베타아밀로이드 표적 항체 치료제(레카네맙·도나네맙)를 잇달아 승인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은 신약 파이프라인 경쟁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 역시 치매 신약 개발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넘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본 기사는 국내 기업들의 파이프라인 현황과 경쟁력, 그리고 향후 해결해야 할 도전 과제를 짚어본다.
국내 제약사들의 치매 신약 개발 현황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베타아밀로이드·타우·염증·대사 조절 등 다양한 기전을 기반으로 치매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1) 아밀로이드 기반 치료: 글로벌 스탠다드 추격
- 삼성바이오에피스: 아밀로이드 표적 항체 후보물질을 개발하며 초기 연구 단계 진행
- 유한양행: 글로벌 기업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항체 기반 치료 가능성을 탐색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선두를 차지한 영역이지만, 한국 기업들은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신속한 개발·제조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가진다.
2) 타우 단백질 기반 치료: 차세대 표적 공략
- 에이비엘바이오(ABL Bio): 이중항체 플랫폼을 활용한 타우 표적 신약 후보 개발
- 브릿지바이오·아리바이오: 타우 응집 억제 및 타우 병리 억제 기전을 겨냥
타우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는 아직 글로벌 승인 사례가 없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퍼스트 무버’로 도약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3) 염증 및 면역조절 기반 신약
- 종근당·대웅제약 등이 뇌 염증 조절, 신경 보호 효과를 기반으로 치매 치료 전략을 개발 중
- 뇌혈관 장벽(BBB)을 통과하기 어려운 약물 특성을 극복하기 위한 전달 기술 연구도 활발
4) 디지털 치료제·AI 기반 개발
- 로완·뷰노 등 헬스테크 기업들은 인지훈련·AI 분석 기반의 디지털치료제 개발을 선도
- 제약사와의 협업이 늘면서 ‘약물+디지털 치료’ 모델이 현실화되는 중
한국 제약바이오의 경쟁력: 왜 가능성이 있는가?
1) 세계적 수준의 바이오 생산 인프라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을 중심으로 한국은 세계 1위 수준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CMO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신약 개발 이후 신속한 대규모 생산 체계로 이어져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다.
2) 임상 속도·데이터 인프라의 강점
- 전국 단위 병원 네트워크
- 높은 환자 모집 속도
- 디지털 기반 의료 데이터 축적
이 덕분에 한국은 임상 1·2상 진행 속도가 빠른 국가로 평가받는다.
3) 글로벌 기업과 협업 능력 확대
최근 다국적 제약사들이 한국 기업의 기술을 도입하거나 공동 개발을 제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기술 플랫폼의 질적 향상과 R&D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그러나 넘어야 할 과제는 뚜렷하다
한국 제약바이오가 치매 신약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해결해야 할 장애물도 많다.
1) 기초 뇌과학 연구 투자 부족
치매 신약 개발은 뇌병리 기전 이해가 핵심이다.
하지만 한국은 기초 뇌과학 연구 투자가 미국·유럽 대비 턱없이 부족하다.
이는 원천 기술 확보에 약점으로 작용한다.
2) 임상 실패 리스크에 대한 투자 회피
치매 치료제는 실패율이 높아 대규모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하이 리스크 프로젝트”에 대한 민간 투자가 여전히 제한적이다.
3) 치료제 접근성 위한 규제 개선 필요
신약 허가 이후 보험 등재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
국내 시장만을 목표로 삼기에는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4) 글로벌 시장 진입 위한 전략 부족
- FDA·EMA 규제 대응
- 글로벌 임상 설계
- 해외 파트너십 구축
이런 요소에서 아직 경험이 부족한 기업이 많다.
미래 전망: 한국이 치매 치료 신약의 중심이 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치매 신약 시장이 향후 10년간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의 핵심 무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조건만 충족된다면 충분히 선두권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 고위험 R&D에 대한 대규모 투자
- 기초 뇌과학·임상 데이터 축적
- 글로벌 제약사와의 적극적인 협업
- 디지털 치료제와의 융합 전략
특히 AI·디지털 헬스 기술 기반 국가 경쟁력이 높은 한국은
‘약물 + 디지털 치료 + 정밀진단’이라는 새로운 치매 관리 모델을 구축하는 데 유리하다.
결론: 한국 치매 신약 개발, 지금이 기회다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는 치매 신약 분야에서 분명 강력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진정한 경쟁력이 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 기초 연구 강화, 규제 개선 등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
치매 치료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지금,
한국이 “치매 신약 개발의 글로벌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할지 여부는
앞으로 5~10년간의 선택과 투자에 달려 있다.
작성자 최인서